불편해……. 잠에 찌든 목소리가 뒤척이자 그 얼굴 위에 선명히 생긴 손 모양의 그림자는 도대체 누구의 손이기에 머리맡에서 한참을 머물렀던가. 곧게 뻗은 손을 연상케 할 만큼 단정한 그림자는 이내 가라앉아 그림자 대신 형체가 어깻죽지에 머물렀다. 토닥, 토닥. 얇은 이불 위에 곧은 손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두어 번 닿았다 떼어진다. 대체 그 손은 누구의...
상실의 순기능, 무채색. 그의 알람 시계는 세찬 빗소리다. 꿉꿉한 습기를 동반한. 덮고 있던 이불마저 축축하게 느껴지는 암울한 날씨는 그가 드물게 사랑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거세지는 빗소리에 뒤척이는가 싶더니, 그의 상체가 서서히 일으켜졌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정리할 새도 없이 침대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던 그의 끔뻑이던 눈이 커튼에 머무르고,...
들으며 보시면 좋을 수도 있습니다! * * * United Kingdom, Norfolk, The Broads, Horning. 비는 더이상 퀴퀴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잠들기 직전 새벽부터 기분이 이상하더라니, 우중충한 날씨는 기어코 비를 쏟아낸다. 이 땅의 1월이 비를 동반하지 않은 날이 며칠이나 되겠느냐마는, 창밖을 바라보던 동그란 뒤통수는 하늘에 ...
상흔 傷痕 下 * * * 그런 날이 있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그런 날. 우중충한 날씨마저도 화창하게 보이는. 이런 날은 오롯이 기분의 영향을 받는다. 근래 리환의 기분 날씨는 최고조다. 매일매일을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 정말 저승으로 훅 떠난 줄로 알았는데, 살아 돌아왔고! 그 사람...
이곳을 떠나, 신아, 제발…. 그 무엇보다 사랑했던 주군의 가녀리고도 간절한 목소리. 살아생전 호통을 치거나 간절한 것이 없어 보일 만큼 느긋하고 얌전한 성격의 주군인데 울음을 내뱉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하고 애절했음에도 그 무심한 발걸음 잡지 못하더라. 무엇 때문에 죽음을 향해 걸어간 것일까.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바라보던 그 눈을 제...
여행을 가신다고요? 자신이 모시는 사람인지라 차마 큰 소리는 못 내고 말에 뼈를 담은 비서의 목소리가 선명히 울려 퍼졌다. 평소 까칠한 성격으로는 어디 가서 지고 올 분이 아닌 회장님은 본래 워커홀릭이라 회사 내 본인 자리를 떠나는 것을 무척 싫어하시는 분인데 그런 분이 무슨 꿍꿍이가 생긴 건지 덜컥 여행을 가시겠단다. 깐깐하다는 성격은 이미 회사에 널리 ...
귀가 터질 듯한 소리들은 귀보다 머리를 아프게 했다. 흐릿한 시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의 사람들. 꼭 피를 보아야 끝나는 싸움에 흐릿해진 시야를 바로잡으려 애쓰며 힘껏 방아쇠 당기기를 몇 번, 귀가 터질 것만 같던 공포스러운 소리가 사라지고 난 후에는 소름 끼칠 정도로 가라앉은 공기만 존재하고 있었다. 그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 '죽음'이 대수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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